존경 받는 개미핥기가 되는 법
” Right is right even if no one is doing it.
Wrong is wrong even if everyone is doing it.”
― Saint Augustine
워렌 버핏 같이 시대의 존경을 받는 투자자는 항상 꿈꾸던 롤모델이었습니다. 정성 들여 기업을 분석하고 우수한 수익을 창출하면 고객, 직원, 기업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멋진 직업이 펀드매니저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라는 것이 다른 사람의 몫을 뺏어야 내가 승리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투자업은 나의 승리가 타인의 패배가 아닌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게임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업입니다.
그런데 2016년에 개봉하여 천만관객이 본 ‘부산행’에서 마동석은 펀드매니저인 공유에게 ‘개미핥기’라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개미들 피를 빨아먹는다는 의미에서 그런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렇게 제가 꿈에 그리던 펀드매니저는 하루아침에 관객들에게 ‘개미핥기’로 불리는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왜 우리나라 펀드매니저는 개미핥기가 되었을까요?
반면 워렌 버핏은 어떻게 시대의 존경을 받는 개미핥기가 되었을까요?
버핏이 시대의 존경을 받는 투자가가 된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가 장기적으로 독보적인 수익률을 증명한 최고의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놀라운 수익률 덕분에 그의 고객은 물론 그의 회사와 직원, 그리고 그가 투자한 회사까지 세간의 이목과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야구선수가 타율, 홈런 같은 기록으로 측정 받듯이 펀드매니저는 수익률로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버핏은 50년이 넘는 장기수익률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0년 이상 지속되는 펀드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펀드들은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돈의 힘으로 수익률을 만들며 승승장구 하다가 환매가 나오면 처참한 수익을 고객에게 안기고 잊혀져 간 부끄러운 행태가 운용업계의 흔적이었습니다.
운동선수가 기록으로 말하듯이 매니저는 수익률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런 소명의식이 있는 운용사라면 무분별한 운용자산 늘리기나 잘 팔릴(?)만한 상품만 양산하는 식의 형태는 나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는 운용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번 11월로 GVA가 창업한지 3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점들이 투성이지만 큰 사고없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저희를 믿어주신 고객 분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최근 사모펀드 업계의 사건사고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시기이지만 저희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고객과 함께하는 운용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년 후 저희는 한국의 존경 받는 개미핥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평온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